<인생에 대한 자문과 자답>

2023. 5. 13. 01:43아주 특별한 일상-아주 평범한 걸작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한 곳, 곧 서양철학의 본산지로 여겨지는 그리스에서 주전 6세기경에 처음으로 존재에 대해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탐구할 때, 그 첫 번째 대상은 우주 만물이었다. 그러다가 소크라테스에게 이르러서는 그 탐구의 대상이 인간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는 철학적 물음을 ‘우주에서 인간으로’ 바꾸어놓으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그것에 대해 탐구하고 가르쳤다.

철학적으로든 물리학적으로든, 인간이 존재하는 우주만물과 인간 자신에 대해서 묻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본질적이다. 그래서 동물과는 달리, 인간은 “만물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어떤 책의 <서언>에 이런 말이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이다. 그리고 묻고 대답하는 존재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인간의 삶은 생각하면서 묻고 대답해 가는 평생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묻고 대답을 한다. 사람에 따라 물음의 대상의 중요성이 각기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물음과 대답 가운데 대단히 중요한 것으로서 자기 자신의 인생에 대한 것이 포함된다.

그러면, 인생이란 무엇인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 물음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했다. 우리는 그들의 설명을 통해 인생을 이해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그들의 대답이 곧 우리 자신의 대답은 아니다.

설사 같은 결론에 이를지라도, 그 문제는 우리 스스로 찾고 탐구하면서 우리 자신의 답을 찾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삶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이해에 근거해서 우리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이해에 근거해서 다른 사람이 사는 것처럼 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다보면, 결국 인생의 말년에 후회하게 된다.

실존주의 시인 헤르만 헤세는 “마지막 걸음은 혼자서 디뎌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유신론적 철학자 파스칼은 “모든 존재는 홀로 죽어간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홀로 죽어가는 과정으로서의 삶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사회적으로 그리고 관계적으로 살아간다. 그러다가 말 그대로 그 동안 살아온 그 세상을 홀로 떠나가게 된다. 어떤 사람은 자기 나름의 답을 얻은 채로, 또 어떤 사람은 그러한 답을 얻지 못한 채로 떠나간다.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살아가면서 죽어가는, 아니 죽어가면서 살아가는 그 과정 속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필연적으로 물어야 하는 물음이다. 그 과정적 삶이 나름의 가치를 지니려면 필수적으로 그 물음을 제기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물음에 대한 각자 자신의 답을 찾아야 한다.

톨스토이는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각각 이렇게 말한다. “학자란 책을 읽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현자란 인생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오늘날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필요 없는 지식을 산처럼 채워 넣고 자신을 학자나 교양인, 현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의의도 모르면서 오히려 그 모르는 것을 자랑하는, 깊은 미망의 구렁 속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지혜로운 삶을 살고자 한다면 무엇보다도 “인생이란 무엇인가?”라고 스스로 묻고 그것에 대한 자기 나름의 답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맞게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인생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적 성찰을 하는 것이다.
(목, May 11, 2023: mhparkⒸ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