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기슭 어느 무덤 옆 들국화>

2023. 4. 13. 22:48소중한 어제-과거의 글자취

인적이 끊긴

산기슭을 지나다 문득

어느 잊힌 삶에 이르렀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핀

한 송이 들국화를 보았다.

아름답게 피어서는

그의 벗 되어 그의 황량한 고독을

달래주고 있는 듯했다.

 

한때는

그도 지금 나처럼 꿈도 있고

삶의 고뇌도 있었을 텐데,

끊이지 않고 흘러가는 세월 속에

이제는 다시 흙이 되어 있구나.

 

지금처럼 꿈을 꾸며 살아도

나도 언젠가 흙으로 돌아가

지나간 삶이 될 텐데.

 

세월이 좀 더 흘러 훗날

비록 나도 잊힌 삶이 되어도

우연히 지나던 내가

스쳐가며 당신의 삶을 생각하듯이

나의 잊힌 삶

생각해 주는 이 하나 없더라도

내 곁에 필 한 송이 들국화

그 속에 날리는 향기

내 곁에 머물러 준다면

그것으로 족하리.

(목, April 13, 2023: mhpark2023)

* 예전에 썼던 것을 덧붙여 고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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